[축농증] 심한 두통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던 중학생 남자 아이
작성자 : 천수한의원
2024-10-08
1.
2023년 9월,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 학교 수업도중 조퇴를 하고 한의원에 내원하게 되었습니다.
증상은 두통, 특히 눈 주위의 통증과 앞 이마의 통증이 심해서 속이 울렁거릴 정도이며, 학교 보건실에서 진통제 처방을 받아 복용하여 두통은 약간 가라앉았는데 메스꺼움이 계속되어 토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축농증으로 인한 두통, 안구통증, 코막힘, 눈의 열감 등 증상과, 코로나 감염과 축농증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복용한 항생제와 소염제, 진통제에 의해 나타나는 위장관의 부작용이 서로 겹쳐져서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불편하게 된 이유를 물어보니, 평소 축농증과 만성비염, 두통이 계속 있기는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3번 코로나에 감염되었는데 최근에는 증상이 나타나기 열흘전 마지막으로 코로나에 감염되었고, 그 이후로 더욱 심한 두통과 눈주위 통증, 구토감이 계속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비염이 심해지면서 두통이 계속되고, 밤에도 기침 가래가 계속 나오고 잠을 못 자는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양방에서는 머리 MRI 검사를 했는데 다행히도 두뇌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습니다.
그동안은 아이 엄마가 간호사라서 양방 병원에 근무하며 이비인후과 등 치료를 꾸준히 받았는데, 축농증 증상이 심하면 항생제와 소염제를 처방받아 수주 ~ 수개월동안 복용하면 좋아지고를 반복했었습니다.
그런데 중학생이 되면서, 특히 영재학원에 다니면서 학업량이 늘어나면서 스트레스와 과로가 지속되며 증상이 점점 잦아지다가 이번에 코로나를 겪으면서 최악의 상태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비인후과에서는 축농증 수술을 권유하였으나, 수술 후에도 재발이 잦다는 경과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아이 엄마는 수술이 망설여지는 과정이었습니다.
2.
축농증은 만성 비염이 악화되어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인데, 만성 비염이 재발이 잦은 것처럼 축농증도 그렇습니다. 항생제와 소염제, 진통제 등을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내성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위의 아이도 5~6세때부터 비염이 계속되어 수시로 양약을 복용하다가 축농증을 진단 받고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항생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던 아이였습니다.
이처럼 한의원에 내원하게 되는 경우는 양방치료에서 더이상 낫지 않아 수술 밖에 방법이 없다고 하거나, 또는 위장관에 영향을 주어 소화장애, 더부룩, 속쓰림 등 부작용으로 항생제와 소염제 등 양약을 더이상 복용할 수 없게 되었을 때입니다.
만성비염과 축농증은 발병 초기부터 한의 치료를 해도 될까 말까한 난치성 증상인데, 이렇게 오랜 기간 양방 치료를 함에도 낫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한의원에 내원하는 경우에는 사실 뾰족한 답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난치성 질병에 대해 말그대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행여나 하는' 기대심리로 한의원에 오시는데, 이러한 환자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기 쉽고, 한의사 입장에서는 치료에 필요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처음에 아이를 진료할 때는, 쉽게 나을 수 없다고 이야기 하고, 너무나 급성으로 증상이 나타나니 수술도 고려해보셔야 할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3.
그런데 아이를 데리고 온 분은 2001년경에 근육융해증 진단을 받고 근육통과 성대마비, 호흡곤란, 전신관절통 등 증상을 저희 한의원에서 2016년부터 8년째 치료중이신 아이의 외할머니였습니다.
간호사인 딸이 한의원에서 축농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큰 믿음이 없는 상황에서, 그래도 한번만 한약을 처방 받아 보자며 아이를 데리고 온 것이었기 때문에, 단기간에는 치료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수차례 반복하면서 한약을 처방하여 치료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한약을 지어서 복용한 것이 벌써 9개월 전의 일입니다.
그 이후로도 아이의 외할머니는 한의원에 꾸준히 내원하시면서 치료를 받았지만, 특별히 아이가 어떻다는 말씀을 하지 않으시고, 저 또한 묻지 않았습니다.
만성비염이나 축농증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거나, 한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좋아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있지만, 이처럼 한약 1제, 23일간 한약을 복용하며 완치에 가깝게 치료할 수 있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아이 외할머니가 내원하셔서 아이가 그 때 한약을 먹고 축농증이나 두통, 메스꺼움, 비염 증상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외할머니 말씀이 맞다면, 5~6세때부터 8~9년간 만성비염과 축농증으로 항생제와 소염제 등을 반복적으로 처방 받았던 아이가 23일간 한약 한제를 복용하고 나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진료를 하다보면, 이렇게 믿기 힘든 치료사례가 나타날 때가 간혹 있기는 하지만, 저는 통계에서 벗어나는 이러한 획기적인 호전에 대해 유의미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자칫 저의 치료에 스스로 환상을 갖게 되면 난치성 질환을 빨리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에 빠지게 되어, 이후의 환자들에게 섣불리 치료의 결과를 확신하거나 지나치게 짧은 치료 기간을 말씀드리게 될 수도 있거든요.
아이 외할머니께는 '축농증이 한번에 낫다니,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네요.'라고 짧게 말씀드렸지만, 마음속으로는 그동안 꾸준히 저희 한의원을 찾아주신 환자분께 큰 도움이 되어드린 것 같아 무척 기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