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알콜중독] 4홉짜리 소주 3병을 마시던 40대 남자분
작성자 : 천수한의원
2024-10-15
1.
저희 한의원에 다니시는 분의 소개로 내원하신 40대 중반 남자분입니다.
평소 술을 좋아하셔서 젊어서부터 일주일에 4~5회, 반주로 소주 4홉짜리 1병 정도 드시던 분이었습니다.
(소주 1병은 보통 2홉이라고 하며 360ml입니다. 4홉은 소주 2병 용량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수개월 전에 큰 스트레스를 받으시면서 최근 3개월간은 매일 술을 마시는 상황에 놓이게 되셨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을 술로 의지하시다 보니 4홉짜리 소주 2~3병(360ml 소주 4~6병)을 마시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끼니는 술로 해결하시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담배 1~2갑, 커피 5~6잔을 함께 피우고 마시다보니 하루 종일 머리가 맑을 수가 없고, 알콜에, 니코틴에, 카페인에 취해서 하루 종일 아무 것도 못 하시게 되어 저희 한의원에 내원하시기 전에 신경정신과에서 술 끊는 약을 처방받으셨습니다.
그런데 술 끊은 약을 복용하시면서도 술을 드시다보니 정신을 잃을 때가 간혹 있었고, 잠깐 술에 깨어 차를 운전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내실 뻔 한 경우가 몇차례 있었습니다. ('술 끊는 약'의 가장 큰 문제는 술을 드시면서 '술 끊는 약'도 함께 복용하신다는 점입니다. 술에 만취했을 때 '술 끊는 약'을 함께 드시면 치명적인 위험에 놓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족분들이 협의하여 환자분을 억지로 모시고 저희 한의원 내원하시게 되었습니다.
2.
정신적인 충격이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가장 먼저 하루 일과의 리듬이 깨지게 됩니다.
하루의 리듬은 식사와 수면, 이렇게 크게는 두가지 생활이 주가 되며, 만약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식사가 불규칙해지고 잠들기가 어려워지면, 정신과 신체에 여러 증상들(울화, 짜증, 우울, 불안, 두통, 피로감, 근육긴장, 통증 등)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 때 평소 체질에 따라 각기 다른 선택을 하는데요.
체력이 약한 사람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피로감을 오래 견딜 수 없고, 불안증상, 공황장애, 우울증 등 신경정신성 질환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비교적 초기에 정신과, 또는 한의원으로 내원하시는 편입니다.
하지만 평소 체력이 강하던 사람은 술, 담배, 커피를 통해 스트레스와 피로를 잊으려고 합니다. 술 좋아하시고 중독이 될 만큼 많이 드실 수 있는 분들 중에는 체력이 약한 분들은 거의 없고, 하나같이 잔병치레없이 건강하시던 분들입니다.
알콜 중독이 한참 진행되어 직장과 가정에서 큰 문제가 되는 시점에서 주변 동료와 가족이 심각성을 인식할 때가 되어서도 “나는 체력이 강해서 술을 이길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끊을 수 있어.”라는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도 평소 체력에 대한 과신이 바탕입니다.
위 환자분도 술을 하루에 소주 4~6병을 마심에도 불구하고 직장생활과 출퇴근을 하셨습니다.
다행히 당직 근무 위주라 초반에는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는 줄 모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동료들이 하나둘 알게 되어 직장에서도 퇴사를 권유받았다고 하십니다.
3.
알콜 중독 상황에 놓이면 맨 처음 술을 찾게 되었던 그때의 스트레스는 이미 상당히 잊혀진 때이며, 이제는 알콜 자체가 건강과 사회생활에 가장 큰 문제가 되었을 때입니다.
먼저 직장과 가정에서 동료와 가족들에게 상당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을 겪게 되며, 더 이상 직장 생활을 못하거나 가정 불화에 놓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위 환자분께서는 그마나 다행이었던 것이 아직 퇴직 권유만 받았을 뿐 실제 퇴직되지 않으셔서 술을 끊으시면 경제활동을 다시 이어가실 수 있었는데, 알콜 중독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직장이 있느냐 없느냐는 예후에 매우 큰 차이를 보이는 중요한 요인 입니다.
저희 한의원에서 한달동안 침치료와 한약치료를 병행하시면서(저희 한의원에서 꽤 먼 지역에서 내원하셨기 때문에 침치료는 한달에 한번 받으셨습니다.) 처음 한달 동안은 음주를 3회만 했으며, 그 역시도 집에서 혼자 마시는 것이 아니라 모임에서 소주 한 병 정도 마셨다고 하십니다.
술을 마시면 더부룩하고 울렁거리며 두통이 심해서 술을 못 마시게 되셨다고 하시며, 술을 안 드시니 식사량이 많이 늘었고, 깊은 잠을 많이 주무시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직장이 있는 경우에는 알콜 중독에서 벗어나기가 쉬운 편입니다.
사회와 가정에서 소속감은 실의에 빠진 사람이 다시 희망을 가지고 일어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함 힘입니다.
그러므로, 술을 마신다는 사실을 비판하거나 술도 못 끊느냐며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말보다는 격려와 심리적 지지가 중요하며, 술을 마시는 행동은 나쁘지만 가족(또는 동료)으로서 항상 함께 한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남편과 같이 오신 아내분은 남편의 방황을 참고 인내하느라 얼굴이 노랗게 변할 정도로 속이 타들어 가셨을 것이지만, 다행히 직장을 잃기 전에 남편이 술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것에 크게 기뻐하시며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