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사례

[고열, 열경련, 변비] 감기에 걸리면 고열과 경련으로 입원해야 하는 만 3세 아이

작성자 : 천수한의원

2024-10-15


1.

만 3세 아이가 같은 교회에 다니는 어머니의 소개로 저희 한의원에 내원하였습니다.

주된 증상은 평소 감기로 열이 나면 40도 가까이 고열이 나며 일반적인 해열제와 항생제로는 열이 떨어지지 않아 병원에 입원하여 해열제 및 항생제 치료를 해야 겨우 열이 떨어지며, 2개월에 한차례씩 열이 나서 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돌 지나면서 계속 반복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한의원에 내원하기 5일전에도 열이 40도까지 오르며 경련을 5분간 했고, 돌 전에도 열이 오르면 경련을 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반복해서 병원에 입원을 반복하다보니 입맛이 없어 식사량이 적고 대변도 변비인 상태이지만, 병원에 입원한 이후에는 설사를 계속 한다고 하였습니다.

식욕이 없는 대신 초콜렛과 사탕, 아이스크림, 그리고 과자를 매우 좋아하며 밥을 많이 못 먹으니 무언가 먹었으면 하는 생각에 부모님들도 크게 제약하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2.

어린아이가 38.5도 이상 열이 나면 경련이 발생하는 것을 열경련이라고 합니다.

영유아를 키우면서 열경련을 한번이라도 실제로 보며 경험하게 되면 부모님들은 큰 충격에 빠지고, 열이 나는 것이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특히 요즘은 아이가 하나, 둘 정도로 적은 편이라 경련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잦은 열경련이 뇌발달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하는 두려움이 앞서게 되지요.

열경련은 성인에 비해 뇌 발달이 미숙한 돌 전의 영아, 또는 7세 이전의 유아에서 많이 나타나며 7세 이후에는 열경련이 거의 없는 편으로 나이와 큰 연관이 있습니다.

또한 영유아의 다른 여러 증상들보다 체질적인 요인이 크고, 유전적 경향도 강한 편입니다.

위의 아이 아버지도 어렸을 때 열경련을 했던 가족력이 있었고, 평소에 잘 때 이불을 덥지 않고 맨바닥에 뒹구르며 자는 등 시원한 곳을 찾는 아이의 특성과 진맥으로 판단할 때 아이의 몸이 열이 매우 많은 체질이었습니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아이가 돌 전에 열경련을 한 이후로 부모님께서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아, 열이 나기만 하면 해열제와 항생제 등을 자주 복용하여 저희 한의원에 오기까지 2~3년간 한번도 감기를 스스로의 면역력으로 회복되었던 경험이 한차례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비록 만 3세 아이지만, 태어나서 한번도 감기가 스스로 나았던 적이 없다는 것이 가장 우려스러운 일(면역체계가 발달하기도 전에 무너진 상황)이었고, 항생제와 해열제를 두달에 한번씩, 일주일 이상 복용하고, 그로 인해 위장과 대장, 소장의 균형이 무너진 아이였기에 아이 부모님에게는 처음부터 치료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3.

8월에 저희 한의원에 내원한 아이는 처음 9월초가 되면서는 식사량이 늘어나면서 변비가 해결되어 체력이 점점 좋아졌습니다.

만 3세가 되도록 거의 2년간 두달에 한번꼴로 병원에서 입원하여 링거와 주사를 맞는 과정에서 아이는 바늘에 대한 트라우마가 심하여 침치료는 거의 못하고 한약으로만 치료해야 했습니다.

한 달 반 정도 한약을 복용한 9월초쯤에 전반적인 체력이 호전되었고 감기도 걸리지 않아 한약을 잠시 중단하고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9월 말에 변비가 심해서 치질이 되었고, 다시 한약을 처방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감기가 다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아이의 체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여 이번에는 한약을 쭉 이어서 복용하기로 하고, ①면역력과 체력회복, ②변비, ③식욕부진을 목표로 치료를 지속했고, 변비가 치질로 심해질 때는 변비 치료를 했습니다.

첫해 겨울을 잘 넘기려는 찰나, 이듬해 2월(만4세) 추위에 인후염에 걸려서 병원에서 양약을 처방받아 복용하였고, 4월에는 감기로 해열제 처방 받았으며, 6월에는 구내염과 장염으로 입원치료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몇 차례 양방 치료한 것을 빼고는 다행히도 치료 첫해와 두 번째 해를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해(만 5세)에는 6월에 감기가 걸린 후 다시 고열이 발생하면서 설사를 계속 해서 병원에 입원 치료 한 것을 제외하면 잘 넘겼습니다.

이렇게 3년 간을 감기에 걸리면 증상에 따라 콧물, 기침 등 감기 치료를 하거나, 체력과 입맛이 떨어지면 면역력을 회복하는 처방을 하고, 변비가 심해지면 변비를 완화하는 치료를 했습니다.

3년이 지나면서부터는 감기와 고열은 없었고, 식사량도 많이 회복되었으며 변비도 사라졌습니다.

지금은 가끔씩 한의원에 내원하여 체력 회복 탕약, 성장 탕약 등을 필요에 따라 복용하고 있습니다.

워낙에 아이의 체력과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고 중간중간 고열이 발생하는 상황이라, 처음부터 치료가 매우 어렵다고 생각했었던 아이였습니다.

다행히 3년이라는 치료기간 동안 부모님께서 저를 끝까지 믿고 치료해 주셔서 이제는 만 11살이 된 아이(초등학교 5학년)는 감기에 걸리지 않고 식사량도 또래 아이들보다 많으며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4.

돌 전에 아이들은 이유없이 열이 오르내리고는 합니다.

아침에 자고 일어났는데 머리가 따끈따끈하고 온몸에 열이 나는 듯 하다가도 저녁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짱할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이렇게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 나는 열을 한의학에서는 변증열(變蒸熱)라고 합니다.

감기가 체한 것도 아니고,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 나는 열은 아이의 면역체계가 완성되지 않아 이런 저런 상황에 쉽게 발열이나 고열이 진행되는데, 그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면서 아이의 면역체계가 서서히 외부의 자극을 심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러한 변증열은 만 3세까지가 가장 흔하게 나타나며, 만 3세가 넘어가면 거의 없는 편입니다.

예전 어르신들은 아이가 이유 없이 식사를 안 하거나 열이 나고 경련을 하게 되면, “아이가 크느라 그렇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요즘은 아이가 한 둘이다 보니 아이의 이러한 변화들이 모두 생소하지만, 보통 다섯, 여섯, 많으면 열 명의 아이까지 키우시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아이 키우는 선수였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유없이 열이 나는 것을 커가는 과정으로 생각했던 것이고, 이러한 편안함에는 오랜 경험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아이의 열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하여, 반드시 열을 내려야 한다고 인식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2008년경 신종플루를 겪으면서 심해졌는데요,

신종플루가 유행하던 당시에 37.5도를 넘는 아이가 갑자기 위중한 상태에 빠지거나 심각한 결과를 맞은 경우가 몇몇 있었는데, 그러한 과정이 전국에 생방송되면서 열이 나는 것은 무조건 떨어뜨려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났습니다.

아이가 고열이 나는데도 시간을 가지고 지켜본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아이의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는 - 혹시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의사나 환자 보호자 모두에게 있어 큰 책임을 져야 하는 - 매우 위험한 일이 된 것이죠.

그러다보니 열이 나면 항생제와 해열제로 반드시 내리는 것이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잡게 되었고, 이후에는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면 스스로 낫게 할 시간이나 여유가 없게 되었습니다.

5.

위의 아이도 태어나서 6개월간은 모유 수유를 하며 모유 속에 들어있는 면역 물질 덕분에 감기에 걸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모유를 끊고 이유식을 섭취하면서 감기에 걸렸을 것이고, 어쩌면 태어나서 처음 겪는 감기에 고열과 경련이 나타났을 수도 있습니다.

고열과 경련을 경험한 부모님과 의료진은 열이 날 때마다 항생제와 해열제를 강하게 처방하여 경련이 간질로 발전하는 것을 막았을 것이고, 그러한 과정에서 저희 한의원에 내원하셨을 것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감기와 고열에 대해 조심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에 대한 반작용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반작용이란 ①아이 스스로 감기를 떨굴 수 있는 기회와 ②아이 면역력이 스스로 외부의 위험에 대해 조절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한의원에서 감기치료, 특히 고열을 동반한 감기를 치료할 때는 가장 중요한 점이 ①발열이 앞으로도 더 상승할 것인가, 아니면 ②지금이 꼭지점(최고점)인가를 예측하는 일입니다.

한의사들이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열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 열이 안 오르는 증상

○ 열이 더 심해지려는 증상

· 호흡소리가 깨끗, 가래가 없다.

· 땀이 난다.

· 손발이 따뜻하다.

· 물을 찾는다.

· 대, 소변을 잘 본다.

· 음식을 먹는다.

· 활동량이 평소와 비슷하다.

· 호흡소리가 그렁그렁, 가래가 있다.

· 땀이 나지 않으며 피부가 붉게 달아 오른다.

· 머리에만 열이 나며 손발이 차다.

· 물을 마시지 않는다.

· 변비가 있거나 소변을 보지 않는다.

· 음식을 먹지 않는다.

· 활동량이 줄어들며 까라진다.

이러한 판단은 진맥과 아이의 체질 등 고려할 것이 많기 때문에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이의 갑작스런 고열만큼 당혹스러운 것도 없기에 밤 늦게, 또는 새벽에 열이 오른다면 한번쯤 아이 상태를 보면서 신중하게 결정해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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